내가 집에 누워 있다고 치자.

내일이면 이 집을 떠나야 한다고 치자.

거기다가 잠까지 안 온다고 치자.

만감이 교차할 거다.

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겠지.

그래서 글로 이 상황을 이야기 하겠다고 결심했다 치자.

그런데..

어찌할거나. 뭐라 시작하지?

내일 이사를 간다. 그래도 3년이라는 세월동안 정이 들었나보다. 등 붙이면 자던 사람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으니.

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베스트한 글이다.

근데 지웅씨는 어찌 이런 멋지구리한 멘트로 글을 시작하는 거지?

누워 있다가 벽에 뺨이 닿았다.

잠이 오지 않아 길고 긴밤.

벽은 벽인데 오늘따라 벽 같지 않다.

만져보았다.

쓰다듬었다.

수천 번의 낮과 밤이 습기마냥 서려 왔다.

온기가 느껴졌다.

캬, 예술이구만..

이럴때, 이리 태어난 걸 원망해야 하나? 망할!!

내가 만약 저 첫 문구를 용케도 생각해 냈다면 이런 글이 되었으리라

누워 있다가 벽에 뺨이 닿았다.

오 생각보다 따뜻한데.

요즘 춥다고 어머니가 보일러를 틀어놓으셨나보다.

이제 겨울인건가? 훗.

여친없는 겨울 나름 오랜만인걸

점점 3류로 간다. 마무리 해야겠다.